추억시절/고향생각

[스크랩] 다래에서 예안장터까지, 옛길을 다시 가다(2)

금강석1 2009. 3. 20. 09:44

 

 밴지골을 지나서 청고개 입구까지, 암반으로 형성된 길은 그나마 자취가 있으나 길 대부분은 산에서 흐른 잔돌로 인해

흔적을 찾기 어려웠는데, 저는 밴지골을 지나서 청고개 입구를 향하고 있습니다. 

 

 

 

 저와 일행(금병철 씨)은 도중에 잠시 왔던 길을 돌아봅니다.

 한겨울의 등굣길, 손발을 마비시키는 칼바람을 쏘아 올리던 이 강줄기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가던 생각이 떠오릅니다.

 

 강줄기를 가로 질러 물을 가뒀던 보를 무슨 까닭으로 '엔때이'라고 불렀는지 모르지만, 이 즈음에 엔때이가 있었는데 모래에 잠겼

 는지 간 곳이 없습니다. 강 건너 '윗 내앞' 동네엔 집도 인적도 없어 귀향 인을 더욱 비감悲感에 젖게 합니다.

 

 

 

국민학교와 중학교까지 9년(또는 분교 2년을 뺀 7년)을 오롯이 이 길을 왕래했던 부포 사람들은 길 아래, 이 석축을 기억할 것입니다. 물 밖에서의 긴 세월과 물속 33년 동안 이처럼 온전하게 제 모습을 간직하고 있으니, 비록 구조물이지만 마치 그리운 사람과

재회한 듯이 반갑고, 표현할 수 없는 뭔가가 가슴에서 올라 옵니다.

 

 

 

출처 : 동계수 흘러흘러
글쓴이 : 宥泉(이원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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