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혼자 길을 걷는 데, 할머니 한 분이
저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습니다.
남루한 차림의 할머니는 저에게 돈이라도
요구하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저기, 학생. 잠시 부탁할 게 있는데
사진 한 장만 찍어 줄 수 있나?"
뜻밖의 할머니 부탁에 저는 물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없으세요?"
"작년에 먼저 가고 지금은 혼자야
6.25 때 남편이랑 둘이서만 피난 와서,
지금은 아무도 없어."
"그런데 사진은 왜 찍으시려고 하세요."
"내가 이 나이 먹도록 세상에 남겨 놓은 게
하나도 없어서 사진이라도 남겨 놓고 가고 싶은데,
사진관에 갈 돈도 나한테는 너무 비싸서,
염치없이 이렇게 부탁 좀 하네."
저는 할머니한테 일회용 카메라를 건네받았습니다.
최대한 길가의 꽃을 배경으로 환하게 웃는
할머니의 행복한 사진을 찍었습니다.
우리는 더 갖지 못한 것을 한탄합니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은 너무 작고
초라해 보이기만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가진 그 작고 초라한 것도
얼마든지 나눌 수가 있습니다.
그 작은 배려와 따뜻한 나눔이 누군가에게는
인생 최고의 행복이 될 수도 있으며
우리 역시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따뜻한 하루중에서-
'여행이야기 > 좋은글영상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먹는대로 젊어집니다 (0) | 2019.06.30 |
---|---|
세상이란게 다그런 거라네 (0) | 2019.06.29 |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0) | 2019.06.25 |
중요한 일의 순서 (0) | 2019.06.23 |
퇴계의 제자 (0) | 2019.06.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