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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서 한 아저씨가 천천히 걷고 있었습니다.
얼굴에 주름이 짙은 것이 우리 아버지와
비슷한 연령의 아저씨였습니다.
그런데 걸음걸이가 너무도 느렸습니다.
내딛는 발은 후들후들 떨리고 있었고
따라가는 발은 땅에 질질 끌리는 것이
한눈에 봐도 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저씨는 몇 걸음 떨어진 곳에 있는
목발을 향해 걷고 있었습니다.
한 학생이 목발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
그 아저씨께 목발을 주워 드리려고 하자
아저씨가 학생을 말렸습니다.
"학생, 내가 할게요. 그냥 두세요."
학생의 의아한 얼굴로 바라보는 가운데
아저씨는 한참을 힘겹게 걸어가
목발을 주웠습니다.
그런데 아저씨는 목발을 다시 앞으로
힘껏 집어던지며 말했습니다.
"일부러 도와주려는 학생한테 미안해요.
지금 교통사고 이후로 재활 훈련 중이거든요.
목발 없이 좀 더 혼자 걷도록 훈련 중이에요.
하지만 학생 고마워요."
그리고 아저씨는 목발을 향해
다시 걷기 시작했습니다.
힘들고 약하고 어려운 이웃들을
동정심의 시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위하는 길은 그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따뜻한 하루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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