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울타리
누군가 가족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가족이란, 밖에서 보면 너무나 들어가고 싶은 울타리다.
그러나 막상 들어가보면 당장이라도 뛰쳐나가고 싶은 울타
리다.'
나는 이 표현이 너무나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음미할수록
가족에 대한 통찰력이 돋보입니다.
드라마나 그림책에 나오는 가족들은 무척 즐거워 보입니다.
늘 서로를 생각하고 보듬으며 위해주지요. 울타리 밖에서 지
켜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나도 저렇게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사람들은 기꺼이 가족을 만들
어 울타리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면 그때부터 언제나 행복
한 나날의 시작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지
요. 가족만큼 나를 기쁘게 하는 사람도 없지만, 가족만큼 나
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사람도 없습니다. 같은 비난이라도 타
인보다 가족에게 들으면 더 충격적입니다. 가족이니까 당연
히 이해할 거라고 믿었던 일도 냉정하게 외면당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과연 우리가 가족인가를 의심하게 만드는 사건도 현실 속에
서는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다시 울타리 바
깥을 넘봅니다. 다시 가족 없이 혼자 자유롭게 방랑하고 싶
은 마음이 생기는 것이지요.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울타리 밖에서는 울타리 안을,
울타리 안에서는 울타리 밖을 꿈꾸니까요. 게다가 가족이라
는 소중한 존재들을 놓고 고민한다는 것은 더욱 서글픈 일입
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우리는 대부분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태어납니다. 내가 그들을 선택하지 않았고 그들도 나
를 원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어떤 이끌림에 의해 가족이 되
었습니다. 연인이나 친구는 선택할 수 있지만, 가족은 선택
하는 것이 아닙니다.
애초에 사람은 알지 못하는 어떤 존재에 의해 정해집니다.
그것은 마음대로 바꿀 수도, 싫다고 도망칠 수도 없습니다.
운명이기 때문이죠. 우리는 운명으로 묶인 사이입니다. 같
은 피가 흐르는 사람들이니까요.
가끔은 울타리 안이 갑갑해 견딜 수 없는 순간도 옵니다. 부
모님과는 말이 통하지 않고 형제들과는 싸움만 일어나는 때
가 있습니다. CF에 나오는 것처럼 늘 행복하고 웃음이 흐르
는 가정은 없습니다. 모두가 조금씩 다쳐가며 가정을 만들어
갑니다. 다친 곳을 치료하고 서로 감싸주며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울타리 밖에 선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부러워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가족이 없는 사람들, 아직 가족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이 나
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들은 따뜻한 울타리 안으로 들어오
고 싶어 노력하고 있어요.
우리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 있습니다.
이 울타리 안에서 즐겁게 살아갈지, 늘 싸우고 비판하며 살
아갈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동요에서처럼 '행
복한 나의 집'이 되려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가장 넉넉한 울타리.
몇십 년을 거치며 만들어온 가족이라는 울타리.
그것은 비와 바람을 막아주는, 행복한 울타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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