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좋은글영상시

떼쟁이 동생

금강석1 2019. 8. 22. 09:00



어린 시절 저는 아주 심한 떼쟁이였습니다.
장난감 가게나 과자 가게에 가면 바닥을 뒹굴며
울고불고 소리치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 시절, 엄마 아빠 오빠 그리고 저
네 식구가 잠시 가게에 갈 일이 있었습니다.
부모님은 또 무슨 이유로 제가 폭발할까
조심조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무엇 때문인지 그날 저는 스스로
의아해할 정도로 조용하고 고분고분했습니다.
그래서 엄마 아빠는 방심했나 봅니다.

부모님이 잠시 다른 것에 정신 팔린 사이
저는 과자 진열대의 커다란 과자 봉지를 들고
망설임 없이 봉지를 열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오빠가 깜짝 놀라 과자 봉지를
빼앗았고 저는 크게 울기 시작했습니다.

제 울음에 돌아본 부모님의 눈에는
가게에서 멋대로 과자 봉지를 뜯고 동생을 울리는
철없는 오빠의 모습이 보였을 겁니다.

"어린 동생을 잘 돌보아 주지는 못할망정
오빠가 돼서 이게 무슨 짓이니!"

초등학생인 오빠는 부모님께 심하게 혼이 났지만
끝까지 저에게 책임을 넘기지 않고 가만히
부모님의 꾸중을 듣고 있었습니다.

이제 와서는 창피해서 그 당시 일은 잘 기억이
안 난다고 시치미 떼고 있지만 사실 똑똑히
기억나는 일들이 많습니다.

오빠가 있어서 어린 시절 참 든든했습니다.
그런 오빠에게도 초등학생 아들이 있는데
어느 날 저는 말했습니다.

"앞으로 오빠 아들 혼내기 전에 충분히 물어봐.
오빠 닮은 아들이잖아. 혹시 알아?"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배려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어쩌면 태어날 때부터 누구나 간직하고 있는
본능적인 사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따뜻한 하루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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