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고 무료한 주말, 한 중학생이
잘못된 것은 알지만, 충동적으로 장난 전화를 걸었습니다.
발신 번호 표시제한으로 아무에게나 전화를 걸었는데
마침 중년의 여자분이 받았습니다.
아이는 별생각 없이 TV에서 자주 들었던
대사를 흉내 내어 마구 말했습니다.
"엄마, 나야. 큰일 났어. 나 사고 쳤어.
나 경찰서 갈 것 같아. 어떡하면 좋아?"
순간 전화기를 통해서 당황스러워하는 숨소리와
다시 차분해지려고 노력하려는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명석아! 너는 괜찮니? 다치지는 않았어?"
학생은 상대방 여자분이 속았다는 생각에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한 것이 학생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데도 여자분은 계속 학생에게
일상적인 말을 하는 것입니다.
"밥은 먹었니? 어디 아픈 데는 없고?
요즘 많이 힘들지 그래도 가끔 엄마한테 전화 좀 해.
보고 싶구나. 너는 엄마 보고 싶지 않니?"
아무래도 이상하다고 느낀 학생은
그냥 전화를 끊으려고 했습니다.
그러자 전화기 너머로 다급하게 여자분이
학생에게 말했습니다.
"잠깐만, 명석아. 끊지 마.
명석이는 이미 하늘나라에 있다는 거 아는데
그리고 전화 건 사람이 명석이가 아니라는 것도 알지만
엄마한테 한마디만 더 해주면 안 되겠니
제발 부탁이야"
장난 전화를 걸었던 학생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겨우 한마디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엄마. 사랑해요!"
자식을 먼저 보내야 하는 부모의 슬픔은
세상 어느 것보다 아프고 괴롭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사무치는 그리움은
너무나도 큰 고통입니다.
그 아픔을 잠시나마 위로받을 수만 있다면
거짓말이라도 매달려 보고 싶습니다.
'사랑해요.'
오늘 하루도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하루일 수도,
누군가에게는 특별할 거 없는 일상일지라도,
주어진 내 시간에 마음껏 사랑하시고
위로해주시기 바랍니다.
-따뜻한 하루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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