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중심고장 경주양남 주상절리 파도소리길
올해에는 유난히도 더운 여름이었던 것 같다 한여름 무더운 날씨에 마음을 싣고서 동해안 도로를 따라 동해
수중릉에 잠들어 있는 문무대왕릉을 뒤로하고 한참을 달려가다 보면 더 넓은 동해바다와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고 아름다운 자연이 연출하는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의 초입로가 눈앞에 와 닿는다
역사와 더불어 있어왔던곳이다
2012년 9월25일 천연기념물 제536호로 지정된 경주 양남
주상절리는 여타의 어느곳 보다 뚜렷한 차별성을 가지고 있음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우선 이길을 가기전에 사람들이 알아주었으면 하는
부분은 경주시 전체가 곧 노천 박물관이라 해도 비약이
아닌것이기에 어쩔 수 없지만 경주에도 아름다운 바다가
있다는 사실이다
경주에 바다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도 경주 바다
하면 감포와 문무대왕릉을 이야기 하고 심심한 소감을
남기고 하는데 역사 중심고장 양남 읍천항에서 시작되는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을 걸어보면 바다가 그냥 바다임이 아님을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으리라!
신라충신 박제상이 일본으로 왕자 미사흔을 구하러 출발하였던 포구가 천년을 바람과 함께 살고 있으며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난 충신을 기리듯 두꺼비 바위, 벼락바위, 물개바위등이 옛날을 회상하고 있어 운치를 더하여 준다
바람결에는 바닷가 특유의 짠 냄새가 코를 찌른다 바닷가 태생이 아니면 소금기에 쩐 냄새가 익숙하지 않을텐데,
이제 읍천항구 주차장에 차를 주차후 시각의 눈으로 돌려보자
그림이 있는 어촌마을 읍천 벽화 갤러리가 온통 눈을 즐겁게 하여 준다
그동안 공모전을 통해 읍천 마을벽화에는 총 120여점의 그림들이 새식구가 되었는데 그림속의 어민들은 평생 나이를
먹지 않고 그저 세월의 허물만 벗을 뿐이다
벽화동화 환타지를 뒤로 하고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의 데크 계단길을
오르면 누구나가 한번쯤 쳐다보는 큰 소나무를 만난다 우리민족의
문화는 소나무 문화라 할 만큼 소나무를 가장 좋아 한다 신라가 삼국
통일한 원동력은 화랑도 뿐만 아니라 철기문화도 한몫을 하였다
이렇게 쇠를 녹이는 용광로 연료로 화력 좋은 적송이 바로 이 소나무
라고 하여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하지만 그 사람에게 사랑 받지 못하는 일은 가슴 아픈일입니다 하지만 더욱 가슴 아픈일은 누군가를 사랑하지만
그 사람에게 당신이 그 사람을 어떻게 느껴지는지 참 알리 못하는 일입니다
-좋은글 중에서-
사랑에도 서로의 노력이 필요하다는걸 새삼스레 생각하여본다 사랑의 출렁다리에서 만난 젊은 연인들이 예쁘고 소중한 사랑을
가꾸어 가길 소망하면서 출렁다리를 건넜다
부채꼴 주상절리 전망대 포토죤에는 빨간우체통(느린우체통)이 하나 있다 여기엔 관광객들을 위하여 늦게가는 엽서가
마련되어 있다 목숨까지 걸 정도의 사랑하는 이에게나 아니면 자신에게 함께 하지 못하여 아쉬운 것, 말로는 못할
마음을 엽서에 적어서 넣으면 아마 일상에서 고달프고 힘든 삶이 산재하여 있더라도 엽서를 쓰는 순간만큼은 요즈음
흔히 말하는 힐링 치유일 것이다
하루에 열두 번 바가지를 긁는다 해도
당신이 있어 행복해
고두밥 된장찌개만 차려 주어도
감사하게 생각하며
당신이 있어 행복해
단칸방이라도 당신과 얼굴 마주하며
부드러운 살결 함께 나눌 수 있어
당신이 있어 행복해
황천길 함께 갈 수는 없지만
나 죽으면 곁에서 울어줄
당신이 있어 행복해
- 금동건, “꽃비내리던날” 시집에서 발췌 -
여기서 왼쪽으로 바라다 보면 바위 중간에 오목하게 물이 담겨있는데 이것을 누군가는 선녀탕이라고 했지만 저건 나의
목욕탕이라 할 수 있다 나만의 ..... 누구에게도 양보하고 싶지 않은 !
그 옆으로 두 개의 큰 바위가 둘러싸고 있는 큰 목욕탕이 하나 있는 저건 대중 목욕탕이라 한다 저것은 아마도 바위들이
보초를 서고 있는 걸로 보아서 여자 목욕탕이겠지, 그 옆으로 남자 두사람이 웃통을 벗고 물놀이를 하고 있는데 금남의
장소로 접근이 안되는데!
조금더 가다보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10미터가
넘는 주상절리가 부채꼴 모양으로 둥글게 펼쳐진
모양이 꽃을 닮았다 하여 화형(花形) 주상절리
또는 흑화(黑花) 등 다양하게 불리고 있으며
마치 바람에 부풀어 오른 여인네의 주름치마와도
같다 동그랗게 펼쳐진 풍성한 주름치마속으로
짓굿은 파도가 우르르 몰려와 부딪히면 에메랄
초록빛바다와여인네의부끄러움이조화를이루어보는이의감탄사를자아낸다
- 부채꼴 주상절리 -
여기 있는 모든 바위를 관장한다는 할매바위는 진리와 읍천의 경계를 이루는 곳에서 바다의 평온함을 기도
하고 있다 주민들이 소원성취를 빌고 용왕을 달래려고
제물(祭物)을 먹이는곳이고 자식을 못놓는 집안에 아들
출산과 어업번창, 집안의 평안을 빌면 효험이 있다
하여 정초에는 종일 촛불이 꺼지지 않는다
- 모든 바위를 관장하는 할매바위 -
바람에 따라 흰 포말을 일으키며 쉬지 않고 연신 굵은 소금밭이 바다에 펼쳐지는 바위의 모습을 유심히 들여다 보면 그
모양새가 물개처럼 보인다 해달목바위가 그것이다 솜씨가 좋은 조각가라 하더라도 이렇게 빚어 놓지는 못할 것이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검은 물개 한 마리가 햇볕에 몸을 말리는 모습이며 또 하나 바다 공원의 파수꾼이라 하겠다
왼쪽으로는 아주 귀여운 큰 두꺼비 한 마리가 하늘을 향하여 고개를 내밀고 있다 이건 누가 보아도 두꺼비다 뭐하는
것일까 바다의 공원 파수꾼인가 아님 날아가는 벌레 한 마리 잡으려고 목을 내밀고 있는것일까?
그 옆으로 거북이 한 마리가 머리에 꽃을 꽂고 지나는 사람들을 지켜보고 있다 외로워서일까 아니면 두꺼비와 함께
바다의 공원을 지키는것일까?
- 두꺼비 바위 -
또한 정말이지 이 세상 시름걱정 잊어버리고 원목을 한자리에 포개어 놓은 것 같은 형상으로 편안히 누워 있는 주상절리가
있는가 하며 철도 침목을 계단형식으로 포개어 놓은 듯 누워있고 숯을 한 묶음씩 역어서 놓여 있는것도 있다
일반적으로 주상절리는 누워있는(臥床)
형태가 희소성이 커 최고의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이곳은 가로로 누워있을
뿐 아니라 수직과 수평 방향의 절 리가
있는 바다의 화원이고 시크릿이다
크고 작은 돌들은 꽃이고 의자이고
나무이며 조각품과 보석이다
- 누워있는 주상절리 -
그 옛날 구석기 시대의 사람들이 타임머
신 타고 여기 와 있는 것이다 모두들
지상낙원에 있는 듯 편안하다
나도 여기에 앉아 있으니 갑자기 그림이 그리고 싶어진다 중학교시절 미술시간에 왼손을 뎃생해본 기억밖에 나지 않는데
왜 갑자기 그림이 그리고 싶을까?
갑자기 글을 쓰고 싶어진다 아마도 저 멀리 어느 우주의 조용하고 행복한 별이 아닐까!
그 다음으로는 10내지 20미터의 정교한 돌기둥들이 수직으로 원목을 한자리에 묶어 놓은 듯 넓게 모여서 위로
솟아있다 마치 고대 희랍에서 나오는 신전의 기둥처럼 줄지어 서있으며 마치로마의 성을 보는 듯 하다
누군가는 영화속의 부서진 배모양같다고 했지만 아무리봐도 로마의 성으로서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 위로 솟은 주상절리 - - 기울어진 주상절리 -
한 마리의 고래인 듯하기도 하고 파도에 지쳤서 비스듬히 기대 있는 모습을 볼때 우리의 고달픈 삶을 보는 듯 하다
여기 굵은 자갈돌 위에 앉아서 가만히 멀리 바라만 보는 사람! 사진을 찍는 가족, 연인들, 바지를 걷고 뭔가를 열심히 줍는 사람들!
편안히 앉아서 담배피는 아저씨, 그리고 세월과 희망을 낚는 강태공까지 모두 21세기의 사람들이 아니다
- 바다의 화원 -
해안의 대부분이 무분별한 개발에 의한 자연경관이 훼손되었으나 이곳은 그간 군부대 통제로 인해 자연경관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유일한 청정 연안으로 누어있는 주상절리, 위로솟은 주상절리, 바다로간 해국 부채꼴 주상절리,
기차를타고 여행을 떠나고 싶을때 원목주상절리, 사랑을 고백하는 늦게가는 엽서 느린우체통, 솟아오른 바닷가
해안구, 바다공원 지킴이 거북과두꺼비 바위, 모든바위를 관장하는 할매바위, 사랑을 단단하게 맺어주는 사랑출렁다리,
해당화, 배초향, 싸리곷, 인동꽃, 찔레꽃, 해국, 쑥부쟁이, 애기똥풀, 바다, 햇볕, 바람과 비가 양성한 야생화군락지 등 ....
- 야생화와 나비 한 마리 -
주저하지말고 오세요 이곳을 찾을
때에는 혼자여도 좋은 이유는 갈매기와
파도가 친구가 되어주며, 가족이나 연인,
친구들과 걸으면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에
충분하다
사실 전국적으로 “길”열풍이 불었지만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은 누구라도 걷고
싶은 그길이 아닐까?
- 국립공원 토함산 주상절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