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와 홍보/경주이야기

AI조류독감

금강석1 2014. 3. 10. 18:07

비록 짐승이지만 자신의 처지를 아는지 분위기가 확연하게 달랐습니다."

9일 오전 11시. 경주시 천북면 희망농장에서 15년째 닭을 기르고 있는 이준형(51) 씨는 어안이 벙벙해서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흰색 방역복 차림의 수많은 인력들과 중장비가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방지를

위해 닭들을 매몰하느라 아수라장이 됐기 때문이다.

이 씨는 3만4천 마리나 되는 자신의 닭은 인력 부족으로 매몰 차례가 다음으로 밀렸지만 애지중지 키워온

닭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 견딜 수가 없다.

 

 

정부 방침에 따를 수밖에 없었지만 여간 서운한 것이 아니다.

자신의 닭은 AI에 감염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이날 아침까지도 사료를 배급하면서 농장 곳곳을

돌아 봤다.

"닭도 주인과 외부인을 구분합니다. 오늘 아침에는 평소와 다른 분위기여서 마음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지난 1979년 보문관광단지가 조성되면서 이곳으로 옮겨 온 희망농장은 35년 만에 처음으로 모든 닭을 한꺼번에

도태해야하는 딱한 처지에 놓였다.

 

 

총 27가구에서 집단으로 양계를 하고 있는 희망농장은 현재 산란계 위주로 약 50만 마리의 닭을 키우면서 하루

35만개 정도의 달걀을 출하하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 4일 경기도 평택 농장으로부터 분양받은 닭에서 AI바이러스가 검출돼 3만여 마리의 닭을 도태할

때만 해도 농장 전체로 확대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한 몇 주정도 통행제한 등 철저한 방역을 실시 할 경우 전체 도태라는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AI확산 방지를 위해 예방차원에서 50여만 마리 전부를 도태해야 한다는 정부방침이 세워졌다.

일부 주민들은 아쉬움과 허탈함에 약간의 불만을 터뜨렸지만 어쩔 수 없었다.

추울 때나 더울 때나 밤낮없이 정성으로 돌봐온 닭들이 하루아침에 땅 속에 묻혀야 하는 현실에 가슴이 터질 듯

 답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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